2004년 7월 (제4호)

사회복지법인 인성재단
발행처: 신광모자원 발행인: 김미숙 주소: 전북 군산시 나운동 1242-9 전화: (063) 462-7749 팩스: (063) 462-7741

《퇴소자의 글》

"나의 화려한 외출"

강정숙 글

1973년 여름방학. 깊은 잠에 빠져 있는데 누군가 우리 집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식구들은 깜짝 놀라 모두 일어났다. 아버지께서 사고를 당하셨는데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우리 식구는 불안감으로 그 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불안감은 시간이 지나고 나니 우리에게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결국 아버지의 시체를 찾지 못했고 지금까지 우리 가족에게 돌아오시지 못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울고 힘들어했는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아마 우리 신광모자원 식구들은 내 심정을 알 것이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신광모자원이니까. 아는 사람의 소개로 우리 가족은 모자원에서 살게 되었다. 아버지께서 사업에 실패한 뒤라 우리 가정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웠고 어머니와 여섯 자녀, 총 일곱 식구 생활은 많이 힘들었을 텐데 모자원은 우리에게 삶의 터전이 되어주었다. 물론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고난이 고난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나는 넘어지지 않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졌다.

모자원 원장님은 내가 하나님을 만나게 해주신 은인이요 부족한 나에게 꿈을 주신 분이시다. 정신없이 살다가 연말이 되어 카드를 보내면 그때마다 답장을 보내주시던 자상하신 분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故 김자 용자 순자 원장님이시다. 어린 마음에 나는 "하나님, 나도 어른이 되면 우리 원장님처럼 사회사업을 하는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하며 기도했다. 그러나 산업전선에 뛰어들어 생활하다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바쁘게 살다 보니 어릴 적 꿈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하나님은 나에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하사 현재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하나님은 나를 도구로 사용하시려고 공부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신 것이다.

이제 내 나이 45살, 모자원에서 나온 지 26년이 되었다. 오늘 모처럼 시간을 내어 모자원을 방문하였더니 26년 전에 근무하시던 박 과장님이 여전히 계신 것을 보고 감격했다. 오늘 나의 외출은 화려하고 행복한 하루였다. 그것은 내가 그리워하던 신광모자원을 방문한 날이니까……

사랑하는 신광모자원 식구들이여! 지금 겪는 어려움을 잘 이기고 준비하면 훗날 큰 일을 할 수 있을 줄로 믿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되기를 부탁합니다. 여러분의 삶속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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