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모자원 소식지

	2004년 7월 (제4호) 사회복지법인 인성재단
발행처: 신광모자원 발행인: 김미숙 주소: 전북 군산시 나운동 1242-9 전화: (063) 462-7749 팩스: (063) 462-7741

《시》

"아들에게"

이런 가녀린 느낌. 언젠가부터 기대해 왔던 봄볕 속에 날아든 현란한 아픔. 너의 뺨, 눈썹, 입술, 손가락. 가슴벅차 숨조차 고르지 않은 기라성처럼 회호리처럼 이런 운명이 내게로 있음이. 마흔이 다 된 내게 어느 이름모를 세계를 눈뜨게 해주고 난 너를 안고 난 날부터 세상에 뭐든 쉽게 내세울 수도 만만히 물러설 수도 없이 그저 숙이고 숙이면서 네게는 사사로운 설침(舌針)도 없기를...... 난 네게 쇠가죽 보다 든든한 거북이가 되고 싶어. 가슴 부드런 북극곰이 되고 싶어. 높고 넓은 하늘이 되고 싶어. 깊고 무거운 바다가 되고 싶어. 이제 일곱 돐 우리에겐 가시같은 고운 비밀이 있지. 가장 깊은 곳에 묻기로 하지만 때론 꺼내는 날도 있지 ‘우리 꼭 한 개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그치?‘ 미소로 다시 숨기지만 대답을 너도 나도 알고 있지. 내 달콤한 가슴이 답답해 지는 날 난 네게 날개를 줄거야 불현듯 날아버리는 너의 뒷모습 조차도 내겐 신앙이 되겠지 너의 날개가 피곤에 지친 어느날 난 때, 시를 무론하고 나의 굽은 등을 날 듯이 내밀겠지 옛날 어릴 적 갓난아기가 그랬던 것처럼 너는 그렇게 나의 등을 염치없게 부벼대렴. 넌 그때도 내겐 가슴떨린 이름모를 세계일테니...... 2004.4.30 글 서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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