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제2호)

사회복지법인 인성재단
발행처: 신광모자원 발행인: 김미숙 주소: 전북 군산시 나운동 1242-9 전화: (063) 462-7749 팩스: (063) 462-7741

《엄마의 편지 I》

“사랑하는 아들,딸에게”

가지가 휘어질 듯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벚꽃도 며칠 전 내린 비로 어깨를 가벼워 하고 제법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난 것도 있구나.

지연아 ! 명진아 ! 안녕. 정말 오랜만에 지연이 명진이 한테 편지를 쓰네. 재작년까지만 해도 엄마가 힘들고 외로울 때 글로나마 지연이 명진이 한테 하소연하고 고달픔을 달랬는데 요즘에 도통 글쓰는 것 잊고 살았구나, 그래도 그 사이 우리 지연이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명진이는 누나 없이 혼자서도 씩씩하게 유치원에 잘 다니고 엄마가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둘 다 제몫을 잘하고 있어 흐뭇하구나.

우리 명진이가 만 4세니까 4년 전이구나. 처음 아빠 없이 우리 셋이 살게 되었을 때 엄마는 정말 너무 많이 두렵고 고통스러웠단다. 이렇게 말하면 뭐하지만 지연이 명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었어.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웠고,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엄마는 이게 지옥이구나 할 정도로 많이많이 힘들고 슬프고 고통스러웠단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보내며 아무 것도 모르는 4살짜리 지연이와 젖도 바타서 나오지도 않는 젖을 빨아 되는 갓 태어난 어린 명진이를 보고 수도 없이 울었다. 그리고 다짐했단다.

비록 엄마는 지금 울고 있지만 명진이 지연이는 맑고 밝게 잘 키워 마음이 바르고 따뜻한 지혜로운 성인으로 잘 키우겠다고 그것이 엄마의 숙제이고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이니까.

그리고 지금까지는 엄마 스스로 평가해 보면 아직까지는 엄마도 제법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구나. 지연인 아빠가 가끔 보고 싶은가 보다. 그치. 다른 친구 아빠가 부럽기도 하고 그래 그럴 거야.

그런데 지연아! 아빠랑 같이 살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기죽거나 주눅들지마 우리 지연이 명진이를 아빠가 얼마나 사랑하는데 엄마보다도 아빠가 지연이 명진이를 사랑할지도 몰라.

아빠가 전화도 안 하는 건 지연이 목소리 들으면 지연이가 더욱 더 보고 싶어지니까 아마도 참고 있을 거야 지연이가 조금 더 자라서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면 보러 오실거야.

지연이가 조금 더 자라서 그리고 그때쯤이면 지연이도 지금의 엄마 심정 이해 할거라 믿어, 엄마가 무얼 걱정하고, 무얼 힘들어했는지......

그리고 개구쟁이 명진이 이젠 제법 거칠어져서 엄마가 너무 힘이 드는구나, 엄마가 직장 생활하느라 유치원을 너무 빨리 보낸 탓인지 너무 어리광을 받아준 탓인지 삐지기도 잘하고 반면에 사나이다움이 너무 넘쳐서 엄마가 감당하기 힘들 때도 많구나. 그래도 지금은 너희들이 어려서 무엇이든 남들처럼 풍족하게 못해주는 것만이 안쓰러울 뿐이지만 앞으로 조금 더 자라 청소년기, 사춘기가 되어서 지금의 생활환경이나 경제적인 것에 비관하고 힘들어 할까봐 엄마는 그것이 가장 걱정이란다.

엄마가 아무리 관심을 갖고 너희들을 사랑하여도 아빠와 엄마가 헤어져 산다는 것은 너희들한테 큰 상처일 테니까. 엄마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아빠 몫까지 해주기에는 엄마 스스로도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엄마 또한 자주 하니까.

너희들이 느끼기에는 그 공간이 더욱 크게 느껴지겠지. 하지만 지연아 명진아 엄마 앞으로 더 열심히 살게. 아빠와 같이 살았을 때보다 더 열심히 행복하게 살도록 노력할게. 지연이 명진이도 지금처럼 맑고 밝게 그리고 건강하게 알지 그렇게 자라야 한다.

너희들의 건강한 미소가 엄마에겐 세상을 살아가는 에너지란다.

지연이 명진이는 엄마의 생명과도 같은 존재이기에 너희들 이상 좋은 것도 너희들 이상 사랑하는 것도 엄마에겐 없어. 오직 너희들뿐이란다.

지연이 명진이가 성인이 되어서 엄마 아빠가 되어 보면 지금의 엄마 심정 알거야. 세상의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엄마의 사랑을.......

그리고 끝으로 엄마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이 부끄럽거나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야. 또한 남을 도와주는 것이 겉으로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속마음으로 흐믓함, 뿌듯함, 할 일을 한 것 같은 개운함이란다.

지금은 우리가 조금 어려워 많은 주위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나중에 우리가 조금 넉넉해지거나 너희들이 자라서 꼭 큰 도움이든 작은 도움이든 남에게 나누어주는 마음 따뜻한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직도 끝도 없이 할말이 많지만 이 정도로 줄이려고 한다. 이제부터는 가끔 우리 편지 주고받을까? 아무튼 환절기 감기 조심해야 되는 것 알지. 손발을 깨끗이 꼭! 지연이 명진이가 아프면 엄마는 정말 속상해 마음이 쓰리고 아프단 말이야. 앞으로도 쭉~ 계속 건강해야 한다. 사랑한다. 엄마의 딸, 아들아! 2003년 4월 13일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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