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모자원 소식지

	2013년 1월 (제21호) 사회복지법인 인성재단
발행처: 신광모자원 발행인: 김미숙 주소: 전북 군산시 나운동 1242-9 전화: (063) 462-7749 팩스: (063) 462-7741

《상담후기》

마음을 읽는 상담사를 꿈꾸며...
글 박00
어려서 아이들이 많이 받았던 질문이 "너 커서 뭐가 될래?"였다. 그때는 뭔지도 모르고 그저 쉽게 "대통령, 변호사" 등 추상적인, 그러니까 내 생각이 확고히 정리되지 않은 대답을 하곤 했다. 차츰 나이를 먹으면서 대통령이나 변호사 같은 허황된 꿈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바뀐 것이 선생님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중학교에 들어가 실력이 안 되자 접어버린 꿈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나는 뭐가 될까? 나에게 맞는 적성이 뭘까?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이 뭘까? 내가 어른이 되어서 사회에 꼭 필요한 인물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는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가정불화로 인해 내 뜻과는 상관없이 집을 떠나 쉼터에서 생활도 해보고, 교회 목사님 댁에서 기거하기도 하는 과정에서 미술 심리 상담도 받아보았고, 학교 상담 선생님과도 상담을 해 보면서 어지럽고 복잡하고 공격적이면서 한편으로는 방어적이었던 나의 마음이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것도 같았다. 그러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님의 이혼으로 사회복지시설에 입소하면서 마음이 더 복잡해져 갔다. ‘나는 왜 풍족한 부모님이 아니고 모든 생활에서 쪼들릴까? 왜 나는 내가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들을 부모님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며 눈치를 봐야 하는가?’ 라는 생각에 무기력해져 갔고, 동생과의 사이도 더 나빠져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서슴지 않고 하게 되었다. 거기다 엄마는 혼자 몸으로 우리들을 키우기 위해 두 가지 일을 하시면서 저녁이면 "아이고, 아이고 힘들어 죽겠다"라는 말들이 나올 때 마다 나는 이런 상황을 만든 원인 제공자인 아빠가 미워졌다.
이렇게 미래가 없는 생활 속에서 모든 것을 자포자기할 즈음 모자원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상담을 받아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하셨다.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그럼 생각해 보고 결정하자."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며칠을 고민해 본 결과 상담을 받아 보자는 쪽으로 마음을 잡았다. 상담은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정도라고 하셨다.
상담 선생님과의 첫 대면, 두근거리기도 설레기도, 뭔지 모를 기대감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을 만나본 순간 그동안의 걱정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너무도 편안한 인상, 밝게 웃으시는 모습에 마음이 편해졌다. 한 번, 두 번 상담 횟수가 늘어가면서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미움, 원망, 방어적인 마음들이 조금씩 가벼워지며 동생에게도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었다. 평소와 같으면 공격적으로 들리던 말들이 "그래, 동생도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책으로 저럴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새로운 꿈이 자라고 있었다. ‘심리 상담사가 되어보자! 나처럼 마음의 상처가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상처를 안아주면서 그들의 마음이 편안해 지고 상처의 흔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어보자.’ 라는 꿈이 생겼다. 내가 힘들고 괴로울 때 도움이 되었고 상담사의 꿈을 꿀 수 있는 본이 되어주신 선생님처럼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머리로 하는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마음의 지식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많은 책을 접하면서 사람들의 상처들을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안아야 될지, 어떤 방법으로 풀어주어야 할지, 인간의 지식과 마음의 지식을 함께 쌓아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 안이하게 생활했던 모든 것들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서 열심히 공부도 하고, 틈틈이 책도 읽고 기회가 된다면 관계있는 분들과의 만남도 해 볼 것이다. 이제 고3이 되는 시점이라 시간이 많지 않겠지만 짬짬이 노력해야겠다. 멀지 않은 미래의 내 모습이 인자한, 아니 보기만 해도 마음속 아픔을 쉽게 끄집어 낼 수 있는 그런 편안한 사람을 꿈꾸며 오늘 이 순간부터 시작해야겠다. 청소년을 상대로 하는 심리상담사의 꿈을.........아자 아자 파이팅~ 꿈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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