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제19호)

사회복지법인 인성재단
발행처: 신광모자원 발행인: 김미숙 주소: 전북 군산시 나운동 1242-9 전화: (063) 462-7749 팩스: (063) 462-7741

《퇴소수기》

어머니의 별

글 김00

행복했던 가정. 어느 날. 행복은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고 결국 그 가정은 엄마 아빠 아이들이 따로 되었습니다. 너무 캄캄해서 앞이 안보이고 누구한테 도움 청할 곳이 없을 때, 죽을까... 살까... 나로 인해, 나의 실수로 인해, 내 아이들을 죽일 수는 없었기에... 어느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어머니가 기반 잡을 때까지만 그 때까지만 이라도 아이들 따뜻하게 먹이고 깨끗하게 학교 보낼 수 있게 위탁 보내시는 게 어떠냐는. 처음엔 그 말에 전 단연코 그런 일은 없어요, 절대로... 이렇게 말했던 내가, 이게 무슨 생각이지,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단절된 상태였기에 아이들을 먹이지도 못하면서 엄마라고 품고만 있을 수 없기에 결정을 내리고 아이들과 한 자리에 모여앉아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 이 상황들을... 모두들 눈물바다가 되어버렸죠. 아이들 옷과 책들을 싸주면서 제 자신에게 약속했죠. 몇 달만... 몇 달만...

아이들을 위탁 보낸 후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그 과정에 제가 다리를 다쳐서 수술을 하고 돈이 모일만 하면 일들이 생겨 돈이 모여지지 않았습니다. 위탁시설. 아이들은 그곳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중략~

어느 날 저는 방을 얻었고 아이 넷에 다섯 식구의 보금자리를 시작했습니다. 준비된 거라고는 수저와 젓가락, 밥공기와 냄비, 브루스타와 옷 보따리 몇 개. 너무나 열악한 생활이었지만 그곳에는 사랑이 넘쳤습니다. 김치 하나에 맨 바닥에 식구가 모여 밥을 먹으면서도 엄마가 해주니까, 우리 엄마가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는 우리 아이들... 행-복-했-습-니-다... 밤이 되면 TV, 컴퓨터가 없으니 아들이 교회에서 빌려온 기타를 연주하면서 찬송가를 불러주며 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엄마, 이 찬송은 우리 식구한테 하는 말 같아, 하며 불러주던 찬송을 들으며 우리 아이들은 마냥 행복해하면서 잠이 들었으니까요.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모자원이라는 곳을 알았고 모자원에 입소하고 더 행복했습니다. 모자원이라는 곳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조회를 하던 날. 모자원 원장님의 물음이 있었습니다. 여러 엄마들의 답이 있었고 저는 우리집이요, 내 집이에요,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엄마들의 답에 원장님이 해주셨던 말. ‘모자원은 생활환경이 어려우신 분들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동안 잠시 쉬어가는 곳‘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머리가 띵 했습니다. 그동안에 전 그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았으니까요. 영원히 살 수 없는 곳. 이곳에서 나가면 우리 아이들과 나는 또 어디로 가야하지? 그날 이후 모자원을 퇴소할 때를 걱정하면서 손 놓고 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고 무언가를 해야 했습니다. 청국장 사업에도 참여하고. 식당 일도 시작하고... 열심히... 열심히...

모자원. 24 가구가 사는 곳. 한 가지씩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모자원이라는 곳에 오셨다 생각합니다. 전 이렇게 생각했어요. 나보다 더 상처 받은 사람이 있나? 내 마음을 아는 사람이 있나? 거의 부정적인 면이 많았었죠. 그런데 이곳에서 살면서 언니와 동생들과 가까이 지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을 느끼며 마음의 벽을 깨다 보니 나보다 더 상처 받은 사람, 나와 같이 상처 받은 사람이 많구나. 각자 큰 상처로 마음에 문을 닫고 사는 사람이 있구나! 서로 몰라 내 자신을 숨기고 포장하기 위해 말을 안했을 뿐이지, 아! 그랬구나. 이 사람보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의 잘못된 지난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생각하기도 싫은 지난날. 너무 아팠던 지난날. 지울 수 있다면, 버릴 수 있다면, 지워버리고 버려버리고 싶지만, 지워지지 않는 지난날. 지워지지 않는 지난 날 속에, 나에 잘못된 삶속에, 많은 반성과 후회가 밀려옵니다. 그런 그 반성과 후회가 지금 내가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됩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지난날을 후회하지 마시고 후회를 희망으로 삼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바랄게요.

엄마들에게는 별이 있어요. 밝게 비추며 빛나는 자식이라는 별이요.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의 힘과 희망의 별이 있음에 안될 게 없잖아요. 여러분 "화이팅!"

끝으로 모자원이 있어서 지난 2년 동안 우리 가족이 살았고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모자원이 있다는 걸 감사드립니다. 모든 걸 배우고 알고 얻고 자립해서 나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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