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모자원 소식지

	2011년 1월 (제17호) 사회복지법인 인성재단
발행처: 신광모자원 발행인: 김미숙 주소: 전북 군산시 나운동 1242-9 전화: (063) 462-7749 팩스: (063) 462-7741

《여행일기》
줌마들의 행복한 여행일기II
글 강oo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제주도행 비행기를 탄 나의 가슴이 뛰었다. 처음 타보는 비행기라 설레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제주도에 대한 기대와 부푼 마음... 이런 것들이 나를 두근거리게 하고 들뜨게 했다. 아줌마들이 여행을 하기 위해 하룻밤 집을 비우는 일은 쉽지 않은데. 그래도 우리는 쉽지 않은 용기를 내어본 것이다.
드디어 1년의 계획과 준비를 한 바로 그날이 온 것이다.^^ 제주에 도착하기 전부터 날씨가 말썽이었다. 처음으로 타보는 비행기는 흔들리고 가끔 떠는 것 같기도 하고 얼마나 무섭던지 난 아주 촌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용기내어 창밖으로 바라본 하늘은 한없이 아름다웠고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제주의 모습 또한 멋졌다.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제주, 좀 어리둥절했지만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마주치기로 하고 공항 밖으로 나가 버스에 올랐다. 어디에서 내려야 할지도 몰랐지만 그래도 우리는 즐겁게 웃고 있었으니.... 새로운 기분이었으니... 어디든 좋았다.
제주의 중문 관광단지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우리는 눈으로 보며 마음으로 느끼면서 걷고 또 걸었다. 그날 제주의 날씨는 한마디로 오락가락 미쳐있었고, 우리는 준비한 비닐 옷을 입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가다보니 매섭게 파도가 치는 바다가 보였고 우리는 발길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바다를 보면서 내 안 깊숙이 숨겨둔 감정들을 마음껏 저 멀리 던져버렸다. 속 시원하게.... 우리는 또 다른 멋, 주상절리라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감탄할 수밖에 없는 멋진 광경을 보게 되었고 아~~~~~~ 어찌 저리 웅장한지, 대단했다. 걷는 도중 우리는 생각지도 않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낯선 곳에서의 첫날을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었다. 쉼터에서 만난 이 사람들, 알 수 없는 그들 또한 우리에게 추억의 한 페이지를 남겨줬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잠깐 동안 서로의 감정과 느낌을 주고받으며 담소를 나누다보니 마치 모두가 오랜 친구인 것처럼 친숙해졌고 거기에 술 한 잔 같이 해주니 그날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기억에 남을 것이다. 보아하니 여자 혼자 여행 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을 보면서 그리고 내 자신을 바라보면서 여자라는 이유로 주저앉지 말고 여자 혼자서도 충분히 세상을 마음껏 살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생겼다. 우리는 다음 날에도 열심히 걸으며 험난하고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고 무식함이 용기를 만들어낸다고, 우린 무작정 길도 아닌 길을 걸으며 내 안에 있던 나와의 만남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해답을 얻었다. 미래에 대한 해답, 자녀에 대한 해답, 과거의 아픈 상처에 대한 해답들..... 그래서 여행은 좋은가 보다.
힘들었던 기억도 있었지만 여행에서 뭐가 좋고 뭐가 나쁘다고 말하는 건 사실 무의미하다. 다만 우리가 아이들을 떼어놓고 혼자만의 여행을 갖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 그래서 잠시나마 마음에 여유라는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우리는 앞으로도 더욱 알뜰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일 년을 더욱 열심히 살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의 모든 것에 감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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