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제13호)

사회복지법인 인성재단
발행처: 신광모자원 발행인: 김미숙 주소: 전북 군산시 나운동 1242-9 전화: (063) 462-7749 팩스: (063) 462-7741

목차

0 시.......... 도종환
  "담쟁이"

1 인사말..........원장 김미숙
  "후지산의 교훈"

2 ..........김미숙
  "우편배달부와 성탄선물"

3 ..........이ㅇㅇ
  "우동 한 그릇을 읽고서..."

4 ..........강ㅇㅇ
  "그러니까 나도 살아야지..."

5 ..........정ㅇㅇ
  "내가 미술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

6 ..........한상욱
  "모자원 실습을 마치고..."

7 후원안내, 자원봉사, 모자원소식

8 ..........구ㅇㅇ
  "부모를 선택하여 태어난 아이는 없다"

9 사업소개 및 사진

《인사말》

후지산의 교훈

원장 김 미 숙

남편이 일본 동경에 교환교수로 가 있던 작년 여름 우리 가족은 후지산 등반을 했습니다. 후지산은 직접 가보는 산이 아니라 멀리서 바라보는 산이라던데 그래도 일본을 대표하는 산이라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첫날 동경 시내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3시간 넘게 걸려 오후 늦게 후지산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5부 능선에서 등반을 시작해서 7부 능선까지 오른 후에 산장에서 새우잠을 자고 이튿날 새벽에 일출을 본 후에 정상(3776미터)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하산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우선, 후지산에는 물이 귀해서 세수할 물도 안준다는 말부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첫날 저녁 비좁은 산장에 40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저녁식사로 녹차 한 잔과 카레밥을 먹었습니다. 이때 재미있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한 청년이 녹차 한 잔만 더 달라고 하자 산장주인이 안된다며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청년은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며 물러섰습니다. 조금 후 우리 옆에 앉은 4인가족의 엄마가 식사가 부족하니 밥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산장주인의 반응이 시원찮아도 계속 몇 차례 밥을 달라고 하자, 산장주인이 마지못해 부엌에 가서 밥을 한 공기 퍼왔습니다. 그러자 녹차를 더 달라고 했던 청년도 얼른 밥 한 그릇을 청해서 받았습니다. 그리고 맨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줌마가 어찌 맨밥만 먹느냐며 카레도 더 달라고 계속 중얼거렸습니다. 처음엔 산장주인이 무시하였으나 하도 끈질기게 원하자 할 수없이 부엌에서 카레를 듬뿍 가져왔고 그 가족은 카레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성경에 나오는 과부와 재판장의 비유(눅18:1-8)가 생각났습니다. 불의한 재판장(여기서는 녹차 한 잔에도 인색한 산장주인)도 좋은 것을 주는데 하물며 좋으신 하나님께서 어찌 오래 참으시겠느냐는 말씀. 그리고 두드리라 열릴 것이니 (눅11:9)... 후지산은 화산재와 자갈로 뒤덮인 산으로서 등반 내내 먼지만 폴폴 나고 한여름 초록의 향연은 보이지 않아 그리 아름다운 산행이라 할 수 없습니다. 정상에서 잠시 올려다 본 하늘은 8월의 뭉게구름이 찬란하기 그지없었으나, 구름의 아름다운 모습과 거대한 분화구의 기억들은 내 마음에 오래 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등반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세계 어디에 가나 어머니의 힘은 대단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

'100년에 한 번 오는 불황' 이라고 평가받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엄습한 2008년. 작년 한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하악하악' (어려움에 맞선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 이라는 신조어가 인기입니다. 국내 뉴스로는 비운의 스타 고 최진실씨. 그녀의 후회스런 선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싱글맘의 아픔을 대변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는 그녀의 마지막 말에 대해 개그맨 김제동씨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세계 자살률 1위 국가인 한국에서 경제적 약자로 살아가는 한부모 가족들의 현주소입니다.

그러면, 2009년을 맞이하는 우리 모자원 가족의 자세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먼저, 질풍경초(疾風勁草). 바람이 풀의 강건함을 알려주듯이,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견인불발(堅忍不拔). 굳게 참고 견디어 마음을 빼앗기지 아니하고, 끝까지 버텨야 합니다. 두드리면 열릴 것입니다. 셋째, 심근고체(深根固體). 뿌리가 깊어 움직이지 아니함. 즉,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애들 밥 잘 챙겨 먹이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시 시작합시다.

결국 힘들 땐 가족뿐이고, 가족의 중심은 엄마이며 엄마는 할 수 있습니다. 온갖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모자원 어머니들은 참으로 꿋꿋합니다. 여러분의 힘찬 격려 덕분 입니다. 모자원을 응원해주시는 후원자, 봉사자, 그리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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