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체험수기

4월 20일 우리집 주말농장
오늘은 주말농장에 가서 엄마아빠는 땅을 파고 씨앗을 뿌리고 우리들은 돌멩이를 주워서 버렸다. 그런데 땅속에는 지렁이가 많았다. 지렁이는 땅을 비옥하게 해주는 착한 벌레라고 한다.

이렇게 시작하는 우리 딸아이의 일기는 우리 부부의 마음을 흐믓하게 만들었다.

10월 18일 고구마 캐기
아침밥을 먹은뒤 우리는 주말농장에 갔다. 고구마를 캐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재미없고 지루한 것 같았는데 하다보니까 재미있었다. 한참을 땅을 파니 고구마가 많이 발견되고 여러 가지 땅속 벌레, 곤충들이 많았다. 땅속에 엄청 깊이 밖인 고구마도 있었고 엄청 큰 고구마도 있었는데 우리들은 큰 고구마를 뽑는다고 잡아당겨서 4등분으로 끊어지고 말았다. 둘째 동생인 항주는 깊은 곳에 있는 고구마도 살살 잘 캐는데 난 자꾸만 고구마 껍질을 긁고 끊어지게 하고 덩달아 막내 동생인 항수도 무조건 잡아 당겨 고구마를 토막을 냈다. 나는 땅속을 파면서 여러 가지 벌레들을 봤다. 달팽이, 이름모를 애벌레, 번데기, 콩벌레, 등등 신기하고 재미있는 벌레와 곤충들이 많았다. 고구마 캐기는 참 재미있었다.

이렇게 우리 딸아이의 일기는 일년 동안 대부분이 주말농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우리 아이들의 학습으로만 생각하고 시작했던 주말농장이 날이 갈수록 우리 가족에게 협동심과 뿌리고 거두는 수확의 기쁨까지 주었고, 더해서 무공해를 먹음으로써 우리 가족 건강까지 지키고 또한 가계부에 채소 값이 90%정도 줄게 되는 도움이 되었다.

싱그러운 봄에 푸른 상추와 치커리를 삼겹살에 먹는 그 맛고, 그냥 껍질째 아삭아삭 씹어 먹는 오이, 그 오이를 먹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표정! “엄마, 싹이 났어!” “엄마, 꽃이 피었네!” “엄마, 오이 열렸어!” “엄마, 옥수수 익었어!” “엄마, 고추 열렸어!” 등등 마냥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우리 부부도 덩달아 행복했다.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려 정성껏 키워서 수확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가슴 뿌듯한 기쁨을 모르며 수확해서 마음 놓고 믿고 먹을 수 있는 이 무공해! 서로 내가 심었네, 내가 키웠네, 하면서 먹는 이 맛들을 알 수 없을 것이다. 행복은 먼 곳에서 찾기 보다는 가까운데 내 주변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항희 항주네 농장
2003년 11월 4일

이 글은 2003년도 주말농장 체험수기에서 나팔꽃상을 수상하였고 2004년 주말농장 무료분양권을 받았습니다.